형편없던 10대의 사진 중의 하나.
어느날 갑자기 사진을 인화하며 보관하고 싶어졌다. 그래서 오래 된 사진부터 보면서 한장 한장 골라보았다.
처음으로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 한 것이 중학교 3학년. 중학교 3학년 말 부터 고등학교 2학년 때가지 참 많은 사진들을 찍었다. 별로 오래지도 않았지만 어느새 까마득한 10대의 사진들을 보고 있으니 인화할 사진을 고르는 것은 까맣게 있고 그 시절의 추억에 잠기게 되었다.
지금도 잘 찍는 건 아니지만 그 시절 사진들을 보고 있으니
'진짜 못 찍었다'
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.
초점 안맞은 사진들이 태반이고 흔들리는 사진은 기본에 발목,손목에 잘린 사진들도 한 둘이 아니었다. 구도는 엉망진창. 그래도 보는 내내 즐거웠다.
그러면서 그 시절의 많은 일들이 났다. 단지 사진속의 장면 뿐 만이 아니라 사진속의 인물들과의 일이라던가 사진을 찍던 시기에 있었던 좋은 추억들. 그리고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많은 일들도 역시 기억 속에서 살아난다.
그러면서 얼마 전 정말 오랜만에 만났던 중학교 동창이 했던 말을 생각해 보았다.
'시간이 지나고 나니 확실히 그때와는 우리가 달라졌구나.'
10대 시절의 사진을 보는 내내 부끄러웠다. 좋은 추억들과 동시에 떠오르는 철없던 그 시절의 나의 모습은 정말 부끄러웠다. 변하지 않는 과거의 나의 모습.
그렇지만 요즘들어 부끄러웠던 느껴지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. 그때는 그렇게 바라고 있던 지금 이 순간에말이다. 부끄러운 기억보다 훨씬 많은 즐거운 기억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. 과거로 가서 무엇인가를 바꾸고 싶다거나 되돌리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저 그 시간속에서 가고 싶은 것이다.
비록 그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사진을 보면서 그때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 있다.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매개가 되는 사진.
잘 찍었든 못 찍었든 그 시절의 기억을 되살리는 사진들을 보며 갑자기 끄적여 봤다. 순간을 담는, 과거가 담겨있는 사진의 매력을 다시 한번 느끼면서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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